Ⅰ.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최근 계속되는 기후변화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 고, 이로 인해 세계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노 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현재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자동차(이하, 전기차)로 대체하는 것 이다.
정부는 지난 2009년 10월 전기차 산업 활성화 방 안을 마련하면서 2020년까지는 국내 소형차의 10% 를 전기차로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1]. 또 한 2010년 3월 30일에는 저속 전기자동차의 도로주 행을 위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발표하기도 하였 다[2][3]. 자동차 회사로는 현대․기아 자동차는 국 내 첫 양산형으로 레이 전기차를 출시하였고, 르노 삼성은 SM3, 한국GM은 스파크를 생산하고 있다.
전기를 주동력으로 하는 전기자동차에게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 중 하나는 충전설비이다. 충전 설비는 현재 급속충전기와 완속충전기로 구분하고 있다. 아직은 기술적 한계로 급속충전기는 30분, 완 속은 6~9시간 정도 소요되고 있지만 충전기술은 빠 르게 발전하고 있어 충전시간을 줄이기 위한 다양 한 기술들이 개발 중에 있다.
한편, 개인이 자신의 전기차를 충전할 경우 생각 할 수 있는 비용으로는 전기 충전량과 충전시간을 생각할 수 있다. 충전시간이 요금구조에 포함 될 수 있는 것은 충전시간에 따른 시간가치를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전시간은 요금을 결정하는 주 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충전시간에 따라 비용 지불의사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동일한 충전 전력량이라 할지라도 30분의 충전시간 과 6시간의 충전시간에 대해 동일 요금을 받을 수 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충전시간에 대해 시간가치가 모든 상황 에서 동일하지는 않을 것이다. 같은 사람이 업무 중 충전할 때와 휴일 또는 퇴근 후 저녁 집에서 충전 할 때의 요금 지불의사는 동일한 충전시간이라 해 도 같지 않을 것이란 것을 쉽게 가정할 수 있기 때 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상황에 따른 충전설비의 선택의 차이와 충전시간에 대한 요금 지불의사의 차이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다만, 개인이 처한 상황을 일일 이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본 연구는 단순화 하여 분석하였다. 즉 개인의 처한 상황은 2개의 서 로 다른 상황, 즉 퇴근 후 저녁 자신의 집에서 충전 하는 경우와 낮 시간 백화점에서 충전하는 경우를 가정하였다.
충전설비의 선택행동 데이터는 분양아파트 거주 민 160명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조사하였다. 본 연 구는 전기충전량 요금은 충전설비에 관계없이 동일 하며, 따라서 개인의 충전설비 선택은 충전시간과 그에 대한 지불비용으로서의 요금을 통해 보다 충 전설비를 선택한다고 가정하였고, 이항 로짓모형을 통해 분석하였다.
2. 전기자동차 현황
전기차는 전기에너지로 구동하는 차로서 통상 배터리로 모터를 구동한다. 넓은 의미로는 모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이 전기차의 범주에 포함되며, 좁은 의미 로 전기차는 외부의 전력을 사용해 충전한 배터리 로 모터를 구동하는 배터리 전기자동차를 의미한 다. 본 연구에서는 좁은 의미의 전기차를 대상으로 한다.
전기차는 1회 충전에 140km~160km가 주행 가능 한데[4], 한국전력은 제주 전기차 실증단지에 대해 전기차 충전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왔으나 전기차 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시점을 고려해 충전요금을 결정할 예정으로 있다[5].
국내에서는 2010년 3월30일 저속 전기차의 도로 주행을 허용함으로써 국내에서 개발된 저속전기차 가 도로를 주행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2010년 9월 에는 현대의 고속전기차인 '블루온(Blue-On)'이 공 개된 이후,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가 개발되고 있다 [6]. 2012년에는 기아의 ‘레이 EV'와 르노삼성의 ’SM3 ZE' 등이 생산 보급 중에 있다.
전기차 수요에 있어서는 많은 기관에서 긍정적 인 예측을 내놓고 있다. 가령, 미국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2020년에 전기차와 PHEV(Plug-in Hybrid Vehicle) 등의 연간 세계 판매대수가 300만대에 달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7], 프로스트 앤 설리반 (Frost & Sullivan) 컨설팅은 2020년에 전기차는 전 체 판매차량의 4%~12%가 판매될 것이라고 예측하 고 있다[8]. 또한 우리 정부는 2010년 0.1%에서 2020년 5.0%로 예상하고 있고, 2020년 우리나라의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는 1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4].
Ⅱ. 자료수집 및 선택행동 차이 분석
1. 충전설비 선택 데이터의 수집
본 연구는 다양한 충전시간과 시간에 대한 지불 의사로서의 요금에 대해 급속충전설비와 완속 충전 설비의 선택행동 데이터를 설문조사를 통해 획득하 였다. 설문조사의 응답자들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상 황 하에서 응답하도록 하였고, 충전시간과 충전요 금의 다양한 조건에서 충전설비를 선택하도록 하였 다. 여기서 두 개의 상황이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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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충전상황 : 퇴근 후 저녁, 자신의 방전 된 전기자동차를 아파트 단지 내 충전시설에 서 충전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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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충전상황 : 백화점 쇼핑 중에 자신의 방전된 전기자동차를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경우
충전설비 선택을 위한 조건으로 사용된 충전시 간과 요금은 <표 1>과 같다. 충전시간은 현재 수준 의 전기차 성능과 미래 기술발전을 고려해 정하였 고, 충전요금은 몇 번에 걸친 파일럿 조사결과를 통 해 결정하였다. 충전설비 간 충전량은 동일하며 가 격 차이가 없다고 가정하였고, 요금은 다만 급속충 전에 따른 시간 혜택에 대한 지불의사가 있는 비용 으로 제시하고 있다.
응답자에게는 두 충전설비의 ‘충전시간’과 ‘요금’ 을 제시하고, 충전설비를 선택하도록 하였는데, 이 때 완속 충전기의 요금은 ‘0원’으로 하였다. 이렇게 한 이유는 첫째, 문항수를 줄이기 위함이고, 둘째, 본 연구는 전기자동차는 반드시 충전해야 하며, 완 속과 급속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고, 사람들이 충전 설비를 선택함에 있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충전 시간과 요금뿐이므로, 응답자들은 두 충전설비의 충전시간과 요금의 비교를 통해 급속충전기의 선택 여부를 결정한다고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와 백화점의 상황에서 충전하는 응답자는 각각 80명, 총 160명이며, 모두 자가 운전자로서 이 들로부터 각각 2,880개의 급속충전기 선택 여부의 데 이터를 수집하였다. 응답자 구성은 <표 2>와 같다.
2. 상황에 따른 충전설비 선택행동 분석
<표 3>은 충전시간과 요금에 따른 아파트와 백 화점 각각의 급속충전기 선택 결과를 보여주고 있 다. 36개 문항은 서로 다른 36개의 조건을 의미하 며, 각 문항에 대해 80명의 응답자로 하여금 급속충 전기 선택자수와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문항1에서 4를 볼 때, 완속충전기의 1시간 충전 과 급속충전기 5분에 대해 응답자들은 아파트와 백 화점 모두에서 급속충전기를 많이 선택하지 않고 있고(0.3~0.0), 문항 25에서 문항 28을 볼 때, 완속충 전기 6시간과 급속충전기 5분에 대해 응답자들은 아파트와 백화점 모두에서 처음에는 0.8이었지만 충전요금이 증가하면서 급속충전기 선택률은 떨어 지고 있다. 이런 결과는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 즉 시간가치로 설명하면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 된다. 한편 <그림 1>은 동일한 조건에 대해 아파트와 백 화점 간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런 차 이를 통계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a paired sample t-test'를 시행한 결과 <표 4>와 같이 두 시나리오, 즉 아파트와 백화점 간의 선택 차이에 대한 t=-6.534, 유의확률 0.000으로 기각되었다. 다시 말 해 동일한 조건에서 두 상황은 급속충전기 선택에 있어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림 2]에서 제시하고 있듯이, 완속충전기와 급속 충전기 간의 충전시간 차이가 커질수록 급속충전기 를 선택하는 비율은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해짐을 볼 수 있다. 또한 백화점과 아파트를 비교하면, 2절에서 알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백화점이 아파트보다 급속충전기 선택율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과 [그림 4]는 아파트와 백화점 각각에 대해 충전시간과 충전요금의 차이에 따른 급속충전 기 선택율을 보여주고 있다. 아파트와 백화점 모두 충전요금의 차이가 커질수록 급속충전기의 선택율 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급속충전 기 충전요금이 상대적으로 높을수록 사람들은 완속 충전기로 자신의 선택을 바꾼다는 것을 의미한다.
Ⅲ. 충전설비 선택모형과 시간가치
1. 충전설비의 변수 간 차이를 이용한 로짓모형
앞서 III장에서 두 충전설비간의 충전시간과 충 전요금에 따라 충전기의 선택율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것은 충전기 선택에 있어서 충전 시간과 충전요금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좀 더 정확히는 사람들은 충전시간으로 표현되는 시간가치와 충전요금을 통 해 효용이 큰 충전기를 선택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와 같은 경우, 선택 모형은 이항로짓으로 가능하며 (식 1)과 같이 표현된다. 즉 독립변수 x가 특정 값 을 취할 때의 Y의 기댓값인 E(Y/x)가 로지스틱 함 수를 따르며, E(Y/x)는 0~1 사이의 확률 값으로 표 현되며, p(x)는 급속충전기를 선택할 확률이 된다.
여기서,
변수 x의 파라미터를 구하기 위해서는 확률 p(x)를 로짓 변환하여 선형화하고, 최대우도법을 통 해 변수 파라미터를 추정할 수 있다.
<표 5>는 백화점에서의 로짓분석 결과를 보여주 고 있다. 여기서, Cox와 Snell의 R2와 Nagelkerke의 R2는 각각 0.364, 0.492이다. 그러나 이 두 R2값은 선형회귀분석의 그것과는 달리 의미 있는 해석을 하기 어렵다.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는 R2를 설명 된 분산이라는 의미있는 해석을 하기 어렵고 대체 로 낮은 값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표 6>의 분류표에서 제시한 값이 의미가 큰데, 이를 설명하 면, 2880개의 데이터에서 실제 급속충전기를 선택 하지 않은(=0) 1713건에 대해 모형의 적중률은 1499 개, 87.5%이고, 급속충전기를 선택한(=1) 1,167건에 대해 모형의 적중률은 746건으로 63.9%이었다. 그 리고 전체적인 적중률은 78.0%였다. 이를 볼 때 이 모형은 적합도가 충분히 높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표 7>을 보면 변수 x1과 x2의 파라미터값 을 알 수 있고, wald 검정결과 모두 유의했다. 파라 미터값을 적용하여 모형을 확률 p(x)로 표현하면 (식 3)과 같다.
x1은 충전시간 차이(급속-완속)로서 두 충전설비 간의 차가 커진다는 것은 -값이 커진다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값의 증가를 의미하며, 이때 급속충 전기 선택확률은 증가하게 된다. x2는 요금 차이(급 속-완속)로서 두 충전설비간의 요금 차가 커진다는 것은 +값이 커진다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값의 증 가를 의미하며, 이때 급속충전기 선택확률은 감소 한다.
같은 방법으로 아파트에 대해 로짓분석을 시행 하면 다음과 같다.
2. 효용함수를 활용한 이항로짓 모형
효용함수를 활용한 이항 로짓모형은 요금과 충 전시간을 변수로 하는 두 개의 효용함수, 즉 완속충 전기에 대한 효용함수와 급속충전기에 대한 효용함 수를 비교하여 대안을 선택하는 확률을 제시하는 모형이 된다. 따라서 개인 A가 대안(1, 2, …, J) 중 에서 대안 i를 선택할 확률 pi는 충전시설 i의 효용 이 다른 충전시설 j 보다 클 확률이고,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여기서,
i = 1은 급속충전시설, i = 2는 완속충전시설이 다. SL 은 완속충전시설에 대한 특정상수이고, 따라 서 i = 2일 때만이 SL = 1이 된다.
오차항 ∈ 에 대한 확률분포가 Weibull 분포를 따 른다고 가정하면 대안 i 를 선택할 확률 pi는 다음 과 같이 관측효용만으로 표현된다.
백화점과 아파트에서의 전기차 충전에 대한 수요를 추정하기 위해 로짓 분석한 결과는 <표 11> 과 같다. 두 충전장소 모두에서 투입한 변수 중 충 전시간과 충전비용의 파라미터가 음(-)으로 추정되 었는데 이것은, 충전시간이 길어질수록, 충전비용 높을수록 선호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되어 직관 적 상식과 일치하고 있다. 또한 완속충전시설의 파 라미터는 양(+)으로 추정되어 기본적으로 응답자들 은 급속충전에 비해 완속충전을 선호하는 것으로
상기 파라미터를 결과를 통해 백화점과 아파트 의 충전설비 선택 모형은 (식 7)과 같이 효용 함수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
3. 시간 가치
시간가치는 경제학의 한계대체율1) 에 근거하여 식 (8)과 같이 충전시간과 요금의 관계로부터 구할 수 있으며, 이것은 "동일한 효용 하에서 사람들이 충전시간 단축을 위해 지불의사가 있는 요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식에서 음(-)은 한계대체율을 양(+)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모형의 적합도 (ρ2 또는 )는 백화 점에서 0.33, 아파트에서 0.25 수준으로 양호한 값을 나타내고 있다(보통 0.2 이상이면 양호하다고 판단).
으로 표현하기 위해 붙인 것이다.
여기서,
<표 12>는 산정된 시간가치를 충전설비의 변수 간 차이를 이용한 로짓모형과 효용함수를 이용한 로짓모형 각각에 대해 제시하였다. 두 방법 간의 차 이는 거의 없다고 판단되며, 백화점은 분당 82원, 아파트는 분당 36원으로 나타났다.
IV. 결론
본 연구는 상황에 따른 충전설비의 선택의 차이 와 충전시간에 대한 요금 지불의사의 차이를 살펴 보고자 하였다. 다만, 개인이 처한 상황을 일일이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단순화하여 분석하였 다.
상황에 따른 충전설비 선택행동 차이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와 백화점 간의 선택행동은 차이, 다시 말해 충전시간에 대한 지불의사가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선택행동의 차이를 명확 히 밝히기 위해 로짓모형을 이용한 선택모형을 제 시하였고, 그로부터 한계대체율의 개념을 통한 시 간가치를 산출하였다. 시간가치는 백화점이 분당 82원, 아파트가 분당 36원 등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 였다. 이것은 동일한 충전시간 및 요금에 대해 느끼 는 효용이 상황마다 다르고, 따라서 충전설비에 대 한 정책도 같을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기차 충전기의 설치에는 일반적으로 많은 비 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충전기의 수요를 예측하거 나 통제하는 것은 경제적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생 각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상황에 따른 충전시간의 지불의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가령, 충전설비를 도입하고자 할 때, 충전설비간 충전시간의 차이를 알고, 지불의사 비용을 안다면, 요금 정책을 통해 충전기간 수요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상황을 단순히 두 가지로 나누어 상황 에 따른 요금 지불의사의 차이를 밝히었으나, 실세 계는 이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상황이 존재할 것 이다. 따라서 전기차 충전과 관련되어 발생할 수 있 는 다양한 상황 등을 보다 자세히 조사・분석하여 지불의사를 파악할 수 있다면, 본 연구결과는 전기 차 충전설비의 수요예측 및 공급조절 등에 적용 가 능할 것이라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