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최근 지진, 화재, 침수 등 다양한 재난재해 발생하고 있으며, 실내 공간과 연계한 대규모 인명 피해와 재 산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2017년 11월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 발생으로 약 100여명의 부상자, 551억원의 재 산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 한, 제천 화재 사고 (2017.12.21., 사망 29명, 부상 37명), 밀양 화재 사고 (2018.1.26., 사망 39명, 부상 151명) 등 대형 화재사고로 인한 대형 참사가 잇따라 발생하였다. 다행히 국내는 테러 관련 피해는 신고되지 않았으 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국제적인 테러 위협은 대중교통 시설 등 우리 일상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 는 장소에서 발생하기 시작하였으며, 2016년 벨기에 국제공항-도시철도역 폭탄 테러로 33명의 사망자와 250 여명의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이러한 사고는 철도역사를 포함한 복합환승센터처럼, 시설이 복잡해지고 대심 도 대형화된 구조에서는 인명 피해, 재산 피해 및 사회적 손실이 현저히 증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 를 지니고 있다 (Back and Shin, 2010;Ahn et al., 2016).
실제로 실내에서 재난상황을 직면해야 하는 시민들은 종합적인 상황인지가 불가능하며, 특히, 대규모 지 하공간에서 공간 지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황금시간(Golden Time) 내 탈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재난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많은 연구자들은 돌발 상황을 고려한 다양한 시나리오 분 석 및 최선의 대책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다양한 각도에서 수행하였다. You et al.(2016)은 PATS (Pedestrian movement based Assessment Toolkit for Simulation)을 활용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서로 다른 위치에서 발생 한 재난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탈출자가 탈출 경로 정보를 제공받았을 경우, 기존 대비 약 60% 수준의 대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Kim et al.(2018)은 활동기반 교통 시뮬레이션인 MATSIM을 이용하여, 3층 규모 대학 건물 내 화재 발생시 5,000여명 재실자의 피난대피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외부 출구 폐쇄시 약 15%, 비상구 페쇄시 약 23%의 피난시간 증가되는 것으로 제시되었다. Choi et al.(2018) 는 VISSIM 내 Social Force Model을 활용하여, 정보제공 수준이 달랐을 때 보행자 대피행태에 분석을 세종 시 사례를 통해 제시하였다. 이외에도 시설물 내 대피행태에 대한 시뮬레이션 기반 실증 분석과 네트워크 분 석을 활용한 도시내 재난대피소 최적입지, 수용능력 분석에 대한 연구가 수행된 바 있다 (Nam et al. 2016; Kim et al., 2016). 국외의 경우, 인도네시아 Padang시 쓰나미 상황을 가정한 피난 연구와 건축물에서 피난 상 황을 MATSim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Lammel et al., 2010;Goetz and Zipf, 2012). 일본이나 미국은 재난사고 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오랜 연구 활동으로 다양한 사전대책 및 비상대응역량 등에 대한 연구가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되었으며, 이러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초고층빌딩의 비상대응역량을 강화하는 다양한 제도적 정책적 방향이 수립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수의 철도노선이 대심도에서 교차되고 환승을 지원하는 대규모 복합환승센터의 경우, 피난대피에 대한인 지와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환승센터 및 복합환승센터 설계․배치 기준」에 제시된 계단 및 출입구 관련 설계 기준은 “승객의 동선 단순화를 고려하되, 피난조건 및 도로조건에 따라 설치 개소를 정한다” 고 되어 있으며, 이에 대한 분석 절차나 충족 조건에 대해서는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 지침」의 경우, 피난설비, 이동시설별 대피 수용인원, 대피시간 등에 대해 규정하고, 승객이 4분이내 승강장에서 벗어나고, 6분 이내에 외부출입구를 벗어나도록 하였으나, 제시한 이동시설별 대피 속도 에는 “정지된 혹은 작동 중인 에스컬레이터”를 대피 경로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 등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실제로 재난상황은 하나의 요인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복합적 실패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위험도 전이가 높은 편이다. 피난대피구역 등 안전성 설계 등 물리적 안전 대책 없이, 비 상시 복합환승센터 이용자들을 피난대피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분석과 실시간 운영시스템으로만 안전하게 탈출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설계 단계에서 피난대피구역 적정 위치 선정을 위한 객관적인 분석 절차를 제시하 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보행 통행을 고려한, 복합환승센터 등 철도역사를 포함한 실내 공간 및 보행 평가 시뮬레이션인 PATS (Pedestrian movement based Assessment Toolkit for Simulation)를 활용하여 분석을 수행하 였다.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지하 6층 규모의 대심도 대규모 복합환승센터로 하였으며, 시간적 범위는 오 전 첨두시간으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의 구성은 2장에서 피난대피구역 위치 적정 설계를 위한 분석 방법론 을 제시하였으며, 3장에서는 PATS의 피난분석 모듈을 활용한 시나리오 분석 및 결과 해석, 4장에서는 시사 점 도출 및 결론으로 본 연구를 마무리하였다.
Ⅱ. 복합환승역사 내 피난대피구역 위치 적정 설계를 위한 분석 방법론
1. 대심도 역사 및 관련 법·제도 현황 분석
2018년 10월 현재, 서울시 도시철도 1호선~8호선 277개 철도역사의 심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철도역사의 89%가 지하 10m 이하에 위치하며, 서울시 대부분의 역사 심도는 지하 10m~35m 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1>, <Fig. 1> 참조). 서울시 도시철도역사의 평균 심도는 19.5m이며, 최대심도역은 8호선 산성역으로, 지하 55.79m에 이른다. 1기 도시철도 (1호선~4호선)의 심도는 평균 15.9m인데 반해, 2기 도시철도 (5호선~8호 선)은 22m로 점차 대심도화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비상시 피난대피 직통계단이 설치된 도시철도역사는 277개 대상역사 중 29개에 불과하며, 세부적으로는 7호선에 24개, 3호선에 3개, 5호선 2개로 나타났다.
국내 지하 역사 설계·계획시 적용되고 있는 기준은 건축법, 소방법, 한국철도시시설공단 내부 설계기준 (KR-Code),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보완설계 지침 등이 있으며, 국외 사례 중에는 미국 NFPA Code 130 (NFPA: 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이 철도역사의 피난 관련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국내 건 축법을 살펴보면, 5층 이상 지하 2층 이하의 구조물에 대해서는 직통계단을 피난계단 구조로 설계하도록 하 고 있으며, 3층 이상 거실면적이 400m² 이상인 경우 직통계단을 2개소 이상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 만, 이는 피난안전성능 확보에 대한 기준이 아닌 면적, 층수에 의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방법 에서도 경보설비, 피난설비, 소화활동설비에 대한 기준을 층, 면적에 근거하여 제시하고 있으며, 한국철도시 설공단 등 시설관련 부처의 내부 설계기준은 대합실, 승강장, 외부 출입구 및 계단, 기타 공간 등 공간별 자 체 설계기준을 운용하고 있으나 피난대피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미국 NFPA 130은 피난 관련 기준을 제시함에 있어, 피난 인원을 산정 및 이를 바탕으로 피난안전성 평가 를 위한 피난허용시간 및 거리, 출구 용량 산출 등에 대한 비교적 구체적인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계 단, 정지 에스컬레이터, 경사로의 경사 등을 고려하여 이동속도, 수용능력 등을 정량화 하였다. 홍콩의 경우 도 미국의 NFPA와 유사한 수준으로 정리되었으며, 국내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보완설계 지침에 서도 일부 피난 허용 시간 등에 대한 기준을 도입하였으나, 보행속도 및 출구수용능력에 대한 기준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Park et al., 2003).
2. 피난대피구역 위치 적정 설계를 위한 분석 체계
본 연구에서는 피난대피구역 위치 적정 설계를 위한 분석 절차를 <Fig. 2>과 같이 3단계로 정리하였다.
첫 번째 단계는 분석 대사 공간의 3D 실내지도와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단계이다. 일반적으로 보행 네트워크는 평상시에 사용되는 보행통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계단, 출입구, 승강장, 대합실 등 시설을 노드-링크로 구성하며, 시설의 제원을 속성 테이블에 저장하여 분석시 활용한다. 비상시 보행 네트워크는 해 당 시설 속성 테이블에 피난 대피시 사용 가능한 시설 여부가 포함하여 속성 DB를 구축한다.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평상시 모든 이동 시설을 고려하여, 보행자 경로 선택 및 배정 결과를 도출한다. 반면에, 비상시 분 석 모듈에서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사용 불가능한 링크를 제외하고, 경로 선택 및 배정을 수행하도 록 한다. 또한, 비상시 재난재해 발생 지점의 링크는 사용 불가능한 속성을 부여하고, 근접 거리 및 계단, 에 스컬레이터 등 연기확산 또는 굴뚝 효과가 나타나는 주변 링크에 대해서 Risk-transferring rule을 적용하여 위 험도 수준을 부여한다.
두 번째 단계는 PATS를 활용한 피난대피 시나리오 설정 및 분석을 수행한다. 평상시 시나리오는 대조군 (Comparison Scenario), 피난대피 시나리오를 실험군(Control Scenario)으로 설정한다. 시나리오 분석을 위해서 는 첫 번째 단계의 보행 네트워크 및 속성 DB를 기반으로 선정된 경로를 활용하며, 평상시 보행 기종점 (O/D) 자료를 기점에서 가장 가까운 출구로 탈출이 가능하도록 기점을 분배하여 피난대피 분석용 O/D를 구 축한다. 1, 2단계 준비 단계를 거쳐 PATS를 수행하여, 평상시 경로와 대피 경로와 차이 (계단 등 피난대피 저해 요소 등 포함), 탈출 소요 시간, 평상시와 달리 나타나는 피난대피 병목구간 등에 분석 결과를 도출하 여, 개별 피난대피 시나리오 분석 및 대조군과 비교를 통한 해당 분석 시설의 비상대응 수준 (역량)을 도출 한다.
세 번째 단계는 피난대피 병목구간과 기종점별 탈출 소요 시간이 현저히 길게 도출되는 구간을 선정하여, 피난대피구역 적정 위치를 제시한다. 본 연구에서는「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 지침」에서 제 시하고 승강장 탈출 4분 이내, 지상 탈출 6분 이내를 근거로 결과를 도출한다.
Ⅲ. PATS를 활용한 피난대피 시나리오 분석
1. PATS (Pedestrian movement based Assessment Toolkit for Simulation)
본 연구에서 피난대피 시나리오 분석을 위해 활용한 시뮬레이터는 PATS (Pedestrian movement based Assessment Toolkit for Simulation)이며, 국토교통부 철도사업인 “도시철도역사 이동환승 기술 개발 (2013-2018)” 연구 사업을 통해 개발되어, 사당역, 종로3가역을 대상으로 시범 구축 및 시뮬레이션 검증을 수 행하였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복합환승역사 통합 모빌리티 분석 시스템 개발(2017-2018)” 사업을 통해, PATS의 분석 기능을 고도화하였다. PATS는 3D 실내지도 저작 모듈, 보행류 기반 통행분석 모듈, 결과 분석 및 평가 모듈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존 Microscopic 보행류 모형의 파라메타 복잡성 및 모형 정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Hybrid 보행류 모형을 탑재하여 구현하였다 (You et al., 2016).
PATS를 활용하여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입력 파일은 1) 분석 대상 공간의 CAD 파일, 2) 보행 기종점 (O/D) 자료이며, 노드-링크 네트워크 생성 후 네트워크 연결 정합성 검토를 진행하고, 분석을 위한 3) 노드- 링크 속성 정보를 보행 시뮬레이션에 탑재된 경로탐색 알고리즘은 K-shortest path이며, 변수 설정(K=1)을 통 해 단일 최단경로 탐색이 적용이 가능하다 (<Fig. 3> 참조). 타 시뮬레이션과 달리, PATS는 CAD 파일을 직 접 3D 실내지도로 생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드-링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과를 3D Network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PATS는 국토교통부 2013 도로용량편람에서 제시하는 보행자 서비스 수준 용량과 영상 촬영 현장 실험 자료 분석을 통해 생성된 속도-용량-방향별 Lookup Table을 탑재하여 대기행렬 기반의 서비스 수준 분석을 수행한다.
2. 분석 시나리오 설정
본 연구는 가상의 역사를 지하 6층 규모 대심도 대규모 복합환승센터로 정의하고, 해당 역사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내부 전원이 출구를 통해 안전한 지상 층으로 피난대피하는 상황을 시나리오로 설정하였다. 지하 4층의 철도 1번 노선 승강장 A방향, B방향 승강장에서 대합실 방향으로 연결되는 각 1개의 계단이 각각 차 단된 상황을 고려하여, 2개의 실험군 (Control Group Scenarios)를 구성하였다. 분석을 위해 설정된 시나리오 는 큰 피해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으로, 제시된 복합환승센터 내 많은 이용 수요를 가질 것으로 예 상되는 대심도 철도노선 승강장의 첨두시간 상황을 가정하였다. <Fig. 4>은 가상 역사인 지하 6층 복합환승 센터 3D 도면과 지하 4층 평면도이며, 평면도 상 표기된 2개의 숫자는 차단된 계단의 링크 번호와 위치를 나타낸다. 피난대피 시나리오 1은 링크 L0862의 차단을 가정하며, 피난대피 시나리오 2는 링크 L1085가 차 단된 것을 가정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피난대피 시나리오 분석을 수행함에 있어서, 아래 4가지의 전제 조건을 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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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피난대피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는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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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실내 모든 인원은 재난 발생시 동시에 탈출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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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실내 모든 인원은 해당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출구로 탈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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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재난상황 발생시 출입구를 통해 유입되는 승객은 우선 차단한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분석 보행 기종점 자료는 경로 기반 자료이며, 시나리오별 보행 기종점 자료는 <Appendix-Table 1-3>에 수록하였으며, 분석 단위는 통행량/5분으로 정의된다.
3.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도출
본 연구는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피난대피구역 적정 위치 선정을 위한 분석 절차에 따라 평상시 시나리 오를 대조군 (Comparison Group Scenario)으로 설정하여 분석하며, 2개의 실험군 시나리오와 비교 분석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고자 한다. 결과 분석시 평가지표는 지침에서 제시하고 있는 승강장 4분 이내, 실외 로 6분 이내 탈출 가능 여부 등 피난대피 소요시간과 피난대피시 계단 이동 거리 요소를 대상으로 해석을 진행하였다.
1) 평상시 시나리오 분석 결과
대조군인 평상시 시나리오는 실험군과 동일한 시공간적 범위를 기준으로 분석하며, 엘리베이터, 에스컬레 이터 등 주어진 모든 이동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K-Shortest Path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경로 선정 과 경로별 통행시간 분석, 혼잡도 분석을 수행한다. 「환승센터 및 복합환승센터 설계․배치 기준」에 의거 하여, 300m 이내 수단간 환승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 통행량을 고려한 복합환승센터 내 서 비스 수준은 B로 양호한 상태로 나타났다. 대조군 평상시 시나리오 상세 분석 결과는 <Appendix-Table 1>를 참조할 수 있으며, 평지, 계단,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이동 시설별 통행거리, 통행시간으로 구성된다.
2) 피난대피 시나리오 분석 결과
대규모 대심도 복합환승센터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이동·환승 편의성 향상시킬 수 있는 이동시 설을 설계에 적극 반영하였으며, 이로 인해 「환승센터 및 복합환승센터 설계․배치 기준」에 제시된 최소 환승거리 기준에 부합하는 설계를 하였다. 피난대피 시나리오 분석결과, 이러한 이동시설 위주의 동선 설계 는 피난대피 경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4개의 피난대피 시나리오 모두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 지침」에서 제시한 최대 피난대피시간 내 탈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난대피거리 및 시간이 증가한 원인은 1) 계단을 이용하는 경로의 증가, 2) 기존 경로를 활용하지 못함에 따라 우회해야 하는 거리 증가, 3) 요금징수시스템 (AFC: Automatic Fare Collection)을 1회 이상 통과해야 하 는 피난대피 경로 등을 꼽을 수 있다. 실험군 시나리오의 상세 분석 결과는 <Appendix-Table 2>, <Appendix-Table 3>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평지, 계단 등 이동 시설별 통행거리, 보행 통행량을 고려한 통행 시간 증가분을 포함하여 산출된 결과이다.
3) 평상시 vs 피난대피 시나리오 경로 비교 분석
대조군인 평상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혼잡 상황을 고려하여, 대략 82.1%의 경로에서 6분 이내 승강장 에 도착한 이용자가 원하는 출구 (목적지)까지 이동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가 재난재해 발생시 위 치하고 있는 승강장에서 가장 가까운 출구로 이동하는 피난대피 시나리오의 경우, 두 시나리오 모두 피난대 피 시작 이후 18분 경과 시점에서 전체 경로의 대략 91%, 즉 51개 경로가 대피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5개의 경로는 피난대피 시작 이후 20분 가량 소요되며, 이는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보완 설계 지쳄에서 제시된 6분 이내 탈출 기준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해당 기준에 따라 피난대피 시나리 오를 평가할 경우, 피난대피 시나리오 1 (L0862 차단시)는 10개의 경로가 4분 이내 탈출이 가능하고, 46개의 경로는 별도의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피난대피 시나리오 2 (L1085 차단시)는 10개의 경로가 6분 이내 탈출이 가능하고, 이외 경로에 대해서는 기준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5> 참조).
대조군과 피난대피 실험군 시나리오를 평면환산거리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평상시 시나리오 (대조군)의 경우, 평면환산거리가 실험군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 (<Fig. 6> 참조). 특히, 기점을 A, B, C, D, E, F로 두고 있는 경로의 경우 (A-G 기점에 대한 상세 위치는 부록 <Table 2-4> 참조) , 대략 200m 거리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면환산거리는 계단과 같이 불편요소가 있는 경로는 실제 거리에 2배,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 이동시설의 경우, 해당 거리에 0.5배로 가중치를 부여하여 환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가 주 동선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반면에, 피난 대피시에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대신 피난 계단 이용을 권장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평면환산거리 관 점에서 피난대피 거리 증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Fig. 7> 참조).
평면환산거리 대신 실제 통행(피난) 거리를 살펴보면, 대조군인 평상시 시나리오의 통행거리가 피난대피 시나리오의 이동거리보다 짧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 이동시설을 활용하는 비 중 차이 이외에 차단된 링크로 인한 경로 우회가 발생함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Fig. 8> 참고). 수치상으로는 100m 남짓의 차이로 나타나지만, 비상시 늘 다니던 경로가 아닌 다른 경로로 우회해야 하는 상황은 재실자 들을 패닉상태에 빠지게 할 수도 있고 잘못된 경로를 선택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전 안내 및 훈련 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4) 피난대피 시나리오 병목 구간 비교 분석 및 피난대피구역 적정 위치 선정
2가지 피난대피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결과를 통합하여 분석한 결과, 평상시 시나리오에서는 병목 구간으 로 분류되지 않았던 계단부 구간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Fig. 9> 참조). 3차원 실내지 도 기반의 PATS 분석 결과에서 지하 2층~지하 4층 구간 경로를 활성화 시키고, 이외 지하 1, 2층 구간에 병 목구간에 대해서만 별도 확대맵을 적용하여 가시화 하였다.
지하 4층 승강장에서 피난대피 경로는 근접 연결 계단에 따라 7개의 출입구로 탈출이 가능하며, 상위 층 으로 연결되는 계단은 통로시설보다 폭이 좁아지고 넓어짐을 반복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병목현상이 가중되 며, 상위 층의 재실자와 하위 층의 재실자가 만나기 때문에 대피 인원이 증가하는 지점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가중된다.
<Fig. 9>의 병목구간은 우측 출입구 부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좌측 출입구에서 소요되는 대피시간은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Fig. 10>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지침에서 제시하고 있는 피난대피 허용시간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피난대피 경로를 살펴보면, 건축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5층 이상 지하 2층 이하 구조물에 대한 직통 계단을 설치하여, 피난계단으로 규정하는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통계단이 아닌 일반계단 은 복잡한 경로를 따라 이동해야 하며, 연기 등 시야 확보가 어려운 환경에서는 별도의 경로안내 없이 안전 하게 외부로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Fig. 9>와 <Fig. 10>의 병목구간 및 허용범위를 훨씬 상회하는 피난대피 시간을 고려하여, <Fig. 10>의 A 구간 지하 2층 구간에 피난대피 구역을 설계하고, 대상 복합환승센터의 최대 이용수요를 고려하여, 수용 가 능한 면적 설정 및 피난대피 구역으로 적정한 제원을 확보해야 한다. 대규모 1개소 피난대피 구역 설계보다 는 중규모 피난대피 구역을 분산 설치하는 방법이 예상치 못한 재난재해 상황을 대비하는데 적절하며, 중규 모 피난대피 구역을 여러 개 설치할 경우, 해당 안전시설의 면적의 합은 대규모 1개소 피난대피 구역 설계 규모에 여유분을 고려하여 설계하는 것이 분산 수용시 생길 수 있는 시설 이용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 것 으로 사료된다.
Ⅳ. 결 론
최근 발생하고 있는 재난재해 및 각종 사고는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한 안전 불감증을 환기시키는 역 할을 하였으며, 비상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학술적 연구, 법·제도 및 시스템 개선의 노력 등이 각계 각층에서 꾸준히 시도되고 진행 중에 있다. 스마트시티, 도시재생 등 대중교통중심의 도시 개발 패러다임에 따라 대심도 대규모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에 있으며, 대심도 공간의 안전 대책은 사회적 이슈 와 맞물려 명확한 성능 기준과 이중 삼중화된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다.
본 연구의 도입부에서는 서울시 도시철도 현황 자료를 중심으로 대심도 되고 있는 지하역사와 우리나라 에서 적용되고 있는 제도적 장치에 대해 간단히 살펴봤다. 성능 기준이 아닌 물리적 기준에 근거한 제도적 장치는 다양한 철도역사의 구조와 보행통행량 등 시시각각 변하는 동적 요인을 모두 만족하기에는 다소 무 리가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보행 통행량 기반 실내 공간 동선 분석 및 서비스 수준 평가 시뮬레이터인 PATS를 활용한 종합적인 분석 체계를 마련하였다. 또한, 지하 6층 규모의 대심도 복합환승센터 피난대피 시 나리오 분석을 통해 평상시 경로와 비상시 경로 변화, 링크 분석을 통한 피난대피시 병목구간을 도출하였다. 평상시에 사용하지 않지만, 피상시 중요한 경로가 되거나 예상치 못한 공간이 병목구간이 되는 현상을 미연 에 방지하고, 안전한 설계를 바탕으로 피난대피구역 적정 위치 선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일반 건축물과 달리, 복합환승센터를 포함한 교통시설은 열차의 출도착과 맞물려 유동인구가 급격히 변하 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리적 안전 기준이 아닌 성능 기준에 근거하여 비상대응 역량 (力量)을 정 량화·지표화 할 필요가 있다. 비상대응 역량에 대한 지표는 해당 시설물이 얼마나 안전한지 평가가 가능하 며, 현재 안전하지 않다면 어떤 항목에 대해 얼마나 개선해야 하는지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해 줄 것으로 예 상되며, 의사결정자의 안전의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시설 안전을 상향 평준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된다. 또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위험에 직면한 보행자들의 심리적 불안정으로 인한 판단 오류 상황 등 보 다 다양한 시나리오 분석이 가능한 시뮬레이션 환경이 요구된다. 향후 이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될 수 있는 지속적인 연구 및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는 다양한 운영주체에 의해 운영·관리되는 복합환승센터의 통합운영시스템을 통한 실시간 시설 운영·관리를 위해 필수 물리적인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제안하여 효율적인 시설 운영을 하고자 한다. 철 도분야 ITS 실현을 위해서는 기본 설계/계획/운영/관리 등 전주기 개념을 구조화된 모형과 정량화된 분석 기 법으로 통합시키는 방법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