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1. 연구 배경
2019년에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세계에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가 다방면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시행하였다. 이후 비대면 사회는 팬데믹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New Normal) 상태가 되었다. 뉴노멀 시대의 도래로 인해 디지털 세계의 잠 재력과 성장성을 바탕으로 메타버스(Metaverse),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같은 가상현실 기술이 점점 발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기술은 사용자의 오감을 자극하여 현실과 같은 환경과 상호 작용을 가능하 게 한다. 지난 10년 간의 VR 기술의 발전으로 사용자 경험이 향상되어 대규모 공간 및 다양한 기능을 요구 하는 상황(지하공간 대피(Mossberg et al., 2021), 화재 대피(Ye et al., 2022) 등)에 대한 훈련에 사용되고 있다. VR의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VR 내 움직임은 현실적인 상호 작용을 위해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VR 활용 을 위하여 일반적으로 게임 컨트롤러 및 조이스틱이 활용되어 왔지만 실제 걸음걸이와 다른 동작으로 인해 낮은 현실성 및 정확한 방향을 판단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이와 반대로 전방향 VR 트레드밀은 기존의 방 법과 비교하여 걷기, 뛰기, 앉기와 같은 다양한 움직임이 현실과 유사하게 구현되어 몰입감 및 VR과의 상호 작용 측면에서 뛰어난 시뮬레이터로 평가된다(Cherni et al., 2020). 하지만 실제환경과의 비교를 통한 검증 없 이 시뮬레이터의 무분별한 활용은 수집데이터의 낮은 신뢰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전방향 VR 트 레드밀이 현실을 얼마나 잘 반영할 수 있는가에 대한 유효성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현실 및 일반적인 VR 환경과의 비교를 통해 전방향 VR 트레드밀의 유효성을 통계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적절한 검증 지표 채택 및 데이터 수집을 위한 실험을 수행한다. 본 연구를 통 해 전방향 VR 트레드밀이 현실과 유사한 움직임을 나타내는지 검증하고 향후 보행자 안전분야의 연구에 적 극 활용하고자 한다.
2. 선행연구 고찰
1) 전방향 VR 트레드밀 검증 연구
전방향 VR 트레드밀은 보행자의 움직임을 모사한 시뮬레이터로서 이전 연구에서는 사용자 경험, 신체 움 직임의 유사성, VR 이동의 효율성 측면에서 검증이 수행되었다. 먼저, 사용자 경험에 대한 검증은 실제 보행 과의 보행 만족도 및 거리추정 능력에 대한 비교 연구(Yadav and Kang, 2022), 조이스틱과의 안전성 및 직관 성에 대한 비교 연구(Kreimeier et al., 2020), 암스윙1) 방식과의 이동 편의성에 대한 비교 연구(Calandra et al., 2019)가 수행되었다. 실제 보행과의 비교를 수행한 연구는 적었으며 대부분 다른 VR 이동기술과의 비교 연 구가 수행되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참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는 인터뷰 및 설문 조사가 수행되었다. 질문에 따라 연구자의 주관이 포함되어 평가기준이 모호한 단점이 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정량 적 평가 방법이 함께 수행되어야 한다.
사용자의 신체 움직임에 대한 검증은 실제 보행과의 생체 역학(Multon and Olivier, 2013) 및 운동학적 보 행 매개변수(Souman et al., 2010)에 대한 비교 연구와 운동학적 보행 매개변수 및 신진대사 측면에 대한 비 교 연구(Boynton et al., 2011)가 수행되었다. 최근 개발된 전뱡향 VR 트레드밀 플랫폼이 아닌 상업용 트레드 밀과 HMD를 함께 사용한 플랫폼에 대한 검증 연구가 수행되었다. 위 연구의 결과가 전방향 VR 트레드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 없으나 최근 경향에 맞는 장비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VR 이동의 효율성에 대한 검증은 경로탐색 작업에 따른 환경과의 충돌 횟수를 측정한 연구가 수행되었다(Cherni et al., 2021). 가상현실과의 상호 작용에 대한 검증은 VR 이동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지만 현실과의 비교를 수행하지 않아 유효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2) 공간인지 능력 측정 방법
낯선 환경을 접하는 것은 공간에 대한 인지 작업을 요구한다. 인지 작업을 정량화하여 현실과 VR을 비교 하는 것은 전방향 VR 트레드밀 검증의 방법론으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비교하고자 하는 세 가지 환경 조건에 대한 참가자의 인지 반응을 비교하기 위해 적절한 지표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간지향 능력은 주변 환경을 인식하여 자신의 위치를 인지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능력이다(Carbonell-Carrera and Saorin, 2017). 이 능력은 주변 환경 정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정되어야 하는 과정으로 인해 인지 및 기억 관련 과정을 포함한다(Wolbers and Hegarty, 2010). 또한 공간지향 능력과 암기 능력 사이의 상관 관계는 인지력 저하의 초 기 지표로 알려져 있다(Flanagin et al., 2019). 이어서, 많은 연구에서 새로운 환경에서 길을 찾는 능력으로 정 의되는 경로 탐색에 초점을 맞췄다(Bruder et al., 2012;Diersch and Wolbers, 2019). 참가자들은 일상 생활에서 필수적인 길을 찾는 과정에서 공간을 인식하고 공간 지식과 방향을 습득한다(Carbonell-Carrera and Saorin, 2017). 낯선 환경에서 방향을 인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또 다른 요소는 주변 환경과의 거리다. 실제 환경과 VR에서 인지되는 거리의 비교는 참가자들이 구두로 거리를 추정하고 HMD를 사용하여 서로 다른 거리를 걷는 방식으로 이미 연구되었는데, 두 조건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거나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Kelly et al., 2017). 또한 지정된 물체를 향해 걸어가는 포인팅은 공간 능력의 다양한 측면을 조사하기 위해 일반적으 로 사용되는 방식이다(Flanagin et al., 2019;Kimura et al., 2017).
3. 선행연구와의 차별성
전방향 VR 트레드밀을 검증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자 경험, 신체의 움직임, VR 이동 효율성이 고려되어 왔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연구는 인터뷰 및 설문을 통해 주관적인 경험을 조사하였으며 사용자의 움직임을 조사하기 위한 정량적인 분석 방법이 함께 고려되지 않았다. 또한 신체의 움직임을 고려한 이전 연 구는 사용자의 회전 능력에 대한 관점에서 검증을 수행하는 것은 아직 고려되지 않았다. 따라서, 전방향 VR 트레드밀을 회전능력 측면에 대해 현실 및 VR 조건을 비교·분석하는 검증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참가자가 현실과 가상현실(HMD 착용 후 걷기, 전방향 VR 트레드밀 걷기)에서 특정 물체로 이동하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환경에서 공간지향 능력을 비교하는 것이다. 특히, 공간에 대한 인지 작업과 기억 능력이 요구되는 상황을 구현하여 참가자들이 각 물체로 능동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조사한다.
Ⅱ. 방법론
1. 연구 접근방식
공간지향 능력은 공간인지 및 기억의 과정이 포함된다(Wolbers and Hegarty, 2010). 이 과정을 통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여 움직이는 방향을 결정하고 사전에 인지한 공간을 떠올려 시야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방향 을 유지할 수 있다. 이 능력은 공간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현실과 VR 조건에서 유사한 결과가 나 타난다면 비교가 수행된 공간을 유사한 환경으로 인지한다고 볼 수 있다.
현실 및 VR 조건에서 공간지향 능력은 두 가지 실험을 통해 평가되었다. 첫 번째 회전 실험은 참가자들을 서로 다른 회전 각도로 배치된 물체에 눈을 가린 채 걷게 함으로써 공간지향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두 번 째 경로탐색 실험은 참가자들의 더 복잡한 조건에서 자유로운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사전에 지시된 물체 의 순서를 따라 눈을 가린 채 걷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반복 수행으로 인해 실험 성과가 향상되는지 파악하 기 위해 회전 실험이 두 차례 수행되었다.
2. 연구 가설
본 연구의 목표는 전방향 VR 트레드밀을 현실과 비교하여 공간지향 능력에 대해 차이가 없다는 것을 검 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가설 I) 전방향 VR 트레드밀은 현실 및 일반적인 VR 조건과 비교하여 공간지향 능력에 대해 유의한 차이 가 있을 것이다.
가설 Ⅱ) 전방향 VR 트레드밀은 현실 및 일반적인 VR 환경과 비교하여 참가자가 느끼는 난이도에 대해 유의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앞서 VR 조건에서 공간지향 능력이 현실과 동일하게 작용하는 경우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 다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가설 1을 통해 참가자가 전방향 VR 트레드밀 환경에서 현실과 같이 느끼는지 파 악하고자 한다. 또한 전방향 VR 트레드밀은 조작 난이도로 인해 적응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ouman et al., 2010). 가설 2를 통해 트레드밀의 조작 난이도가 현실 및 일반적인 VR 환경에서 공간지향 능 력을 평가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 유의한 차이가 발생하는지 파악하고자 한다.
3. 실험 환경
실험을 위해 성인 남성 6명, 여성 4명이 모집되었다. 모집된 참가자의 평균 나이는 25.8세(표준편차 2.3)였 으며 시력은 정상이거나 정상으로 교정되었다. 7명의 참가자는 이전에 VR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 다. 하지만 전방향 VR 트레드밀을 사용한 경험자는 없었으며 VR 사용 경험도 실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았다.
실험 공간은 3D 모델링 작업의 간소화를 위해 지면과 벽면이 평탄한 공간(8m*8m)이 채택되었다. 눈을 가 린 채 이동해야 하는 참가자들이 벽과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흰색 밧줄을 사용하여 실험 영역이 분 리되었다. 현실 및 일반적인 VR 조건은 이 실험 영역(5m*6m) 안에서 수행되었으며, 전방향 VR 트레드밀은 영역 밖에 설치되었다. 네 종류의 물체(노란색, 빨간색, 갈색, 청록색)은 회전 각도에 따른 공간지향 능력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실험 공간의 중심을 기준으로 서로 다른 각도(0°, 45°, 180°, 225°)로 배치되었다. 실험 중 참가자가 배치된 물체의 위치를 암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Fig. 1>과 같이 환경 조건에 따라서 물체 위치가 변경되었다. 이때, 중심점과 각 물체 간의 거리 및 회전각은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본 연구는 현실 및 VR 조건에서 나타나는 행동을 비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실험 설계의 주 요 고려사항은 실제 환경과 동일한 규격의 가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고성능 3D 스캐너인 Matterport Pro2로 3D 모델이 생성되었다. 생성된 모델을 VR 실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Unity3D를 통해 스케일링 및 기능 구현이 수행되었다. 물체의 배치는 환경 조건에 따라서 변경되므로 3D 스캔 과정에서 수 행되지 않았다. 대신 VR controller의 좌표 값을 활용하여 Unity3D 내에서 동일한 위치에 VR 물체가 배치되 었다. <Fig. 2>은 실험 환경 구축 프레임워크를 나타낸다.
VR 사용자의 원활한 시야 확보를 위해 FOV(Field of View) 110° 수준의 VIVE Pro Eye가 사용되었다. VR Head Mounted Display(HMD)는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사용자의 시야는 HMD 미 작동(현실 조건) 또는 장면 전환(VR 조건)을 통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로 제한되었다. 또한 HMD 케 이블로 인한 넘어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무선 어댑터가 사용되었다. 전방향 VR 트레드밀은 360° 회전이 가능하며 1.37m2의 공간이 요구되는 KAT Walk mini S 모델이 사용되었다. 이와 함께 보행속도 등을 보정할 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 KAT I/O가 사용되었다. 전방향 VR 트레드밀은 고정 장치를 활용하여 0도 방향으 로 고정된 상태에서 준비되었다. 작업 완료 후 시작 지점으로 복귀하는 과정은 실험 진행자에 의해 Unity 내 에서 수행되었다. VR을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 Intel i9 CPU, Nvidia RTX 3080, 64GB 메모리, 1TB SSD를 탑재한 고성능 데스크탑이 사용되었다.
4. 실험 절차
모든 참가자에게 환경 조건이 동일한 순서대로 제공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의 편향을 최소화하 기 위해 교차 설계 방식이 적용되었다. <Fig. 3>과 같이 참가자는 세 그룹으로 분류되어 서로 다른 실험 조 건(예 : RW - VR - KAT)이 적용되었다. 실험 시작에 앞서 참가자들은 참가 동의서를 작성하고 VR 경험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요청받았다. 설문지 작성이 완료되면 실험 절차에 대해 안내받았다. 가장 우선적 으로 각 참가자에 대해 현실과 가상환경의 눈높이를 일치시키는 보정 작업이 수행되었다. 전방향 VR 트레드 밀의 보행 속도는 참가자의 보행 행태에 맞춰 KAT I/O를 통해 보정되었다. 준비가 완료되면 첫 번째 회전 실험이 수행되었다. 참가자가 공간을 인지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시작 지점에서 15초 동안 각 물체를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 제공되었다. 관찰 시간이 종료되면 HMD에 의해 시야가 제한되었으며 주변에 배치된 물체 (노란색, 빨간색, 갈색, 청록색)를 향해 각각 걸어가도록 지시를 받았다. 한 물체에 대한 회전 작업이 완료되 면 다른 위치에 배치된 물체를 관찰하기 위해 시야가 밝혀졌다. 배치된 모든 물체에 대해 첫 번째 회전 작업 이 완료되면 다음 작업인 경로탐색 실험을 수행하기 까지 2분 간의 관찰 시간이 부여된다. 관찰 종료 후 시 작 지점으로 안내되었고 HMD에 의해 시야가 제한되었다. 그 후 참가자들은 새로운 위치(P1, P2, P3)로 안내 되었다. 경로탐색 실험에서는 <Table 1> 세 가지의 경로 작업(예 : 첫 번째는 빨간색, 두 번째는 청록색 물체) 이 수행되었다. 이후 두 번째 회전 실험이 첫 번째 회전 실험과 동일한 조건에서 수행되었다. 세 가지 조건 에 대해 모든 실험을 완료한 참가자는 시뮬레이션 멀미를 측정하기 위한 설문지와 실험의 난이도를 정량화 하기 위한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요청받았다. 설문지는 Kennedy et al.(1993)이 제시한 Simulator Sickness Questionnaire(SSQ)가 사용되었다. 질문은 불편함, 피로, 두통, 눈의 피로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움, 타액 증가, 땀 흘림, 구역질, 주의 산만, 방향감각 상실, 시야 흐려짐, 눈을 떴을 때 어지러움 및 감았을 때 어지러움, 현 기증, 속이 불편함, 트림 증상까지 16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각 작업에 대해 참가자가 느낀 주관적인 난 이도는 0에서 10까지의 점수(높을수록 어려움)로 평가되었다.
5. 데이터 분석
실험 결과는 python 언어 기반의 수치해석 라이브러리인 SciPy 버전 1.8.0을 이용하여 분석되었다. 분석을 위해 종속 변수는 시작점을 기준으로 참가자의 이동 방향과 물체의 위치 사이의 회전 편차(°) 및 물체에 도 달할 때까지 소요 시간, 실험에 대한 주관적인 난이도로 설정되었다. 표본의 수가 작아 Kruskal-Wallis 검정이 수행되었다(α = 0.05, Hollander et al., 2013). Bonferroni 사후 검정은 검정을 통해 쌍별 비교가 수행되었다. (α = 0.017). 회전 편차(°), 완료 시간(s), 주관적 난이도가 종속 변수로 정의되었다. 회전 각도(0°, 45°, 180°, 225°), 환경 조건(RW, VR, KAT), 수행 횟수(첫 번째, 두 번째)는 독립 변수로 정의되었다. 전처리를 통해 회 전 실험 중 HMD 추적 오류로 인한 8번 참가자의 이상치가 제거되었다. 실험 결과는 세 가지 환경 조건에 대해 비교되었다.
Ⅲ. 분석 결과
1. 분석 결과
실험 결과는 세 부분으로 정리되었다. 먼저 회전 및 경로탐색 실험에 대해 각 환경 조건에서의 독립적인 행동을 분석한 결과가 제시된다. 다음으로 반복 수행으로 인한 실험 성과 및 SSQ 분석 결과가 제시된다.
1) 회전 실험
회전 실험 분석 결과, 회전 편차(°)는 회전 정도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었다(<Table 2>). 전체적으로 회전이 필요하지 않은 물체를 향해 걸어갈 때 가장 낮은 오차(최소 1.87°)를 보였다. 회전 각도에 따른 편차 는 45°로 배치된 물체를 향해 걸어갈 때 RW와 VR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었다(p<0.0167). 모든 환경 조건에서 회전 각도가 커질수록 작업을 완료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최대 3.6초 증가하였다(<Table 3>). 완 료 시간에 대해 모든 환경 조건에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주관적인 난이도의 결과는 표에 작성되 어 있다. 참가자들은 전방향 VR 트레드밀 조건에서 작업을 수행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Table 4>). 하지만 각 환경 조건 사이에서 난이도에 대해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p>0.05).
2) 경로탐색 실험
경로탐색 실험의 분석 결과, 세 환경 조건 사이에서 완료 시간에 대해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p>0.05, <Table 5>). 첫 번째 경로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다른 경로 작업보다 최대 3.04초가 더 소요되었 다. 이는 KAT 조건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타났다. 참가자가 느낀 경로별 주관적인 난이도는 KAT 조건에서 가장 높았으며 RW와 KAT 사이에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었다(p<0.0167).
3) 반복 수행 및 SSQ
반복 수행으로 인한 실험 성과는 모든 종속 변수(회전 편차, 완료 시간, 주관적인 난이도)에 대해 첫 회전 실험과 두 번째 회전 실험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Table 2, 3 ,4>). SSQ 분석 결과, VR을 사 용하는 환경 조건(VR, KAT)에서 불편함과 피로감에 대해 높은 응답 결과가 나타났다(<Table 6>). SSQ 점수 의 전체 평균은 8.4로 이는 최소한의 증상이 나타나는 적절한 시뮬레이터 환경으로 간주될 수 있다(Stanney et al., 1997). 이를 증명하듯 VR 사용 후 참가자들에게 이상 증세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1명의 참가자만이 HMD 추적 오류로 인해 가벼운 멀미 증상이 나타났다.
2. 분석 결과에 따른 시사점
회전 및 경로탐색 실험을 통한 세 가지 환경 조건 사이의 공간지향 능력 차이에 대한 분석 시사점은 다음 과 같다. 회전 실험의 경우 모든 환경조건에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아 참가자들은 VR 조건을 현실과 유사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환경 조건에 관계없이 완료 시간과 주관적인 난이도는 회전 정도가 클수록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거나 어렵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이는 VR 조건이 현실 조건보다 작업 을 수행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고 보고한 선행연구(Read and Saleem, 2017)와 상반된 결과를 가 진다. 그 이유는 본 연구의 실험은 복잡한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경로탐색 실험 의 경우, 작업의 완료 시간 및 주관적인 난이도에 대해서만 평가되었지만 경로가 다양화되면 공간지향 능력 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요구되기 때문에 추가 분석 필요하다.
Ⅳ. 결 론
가상현실 이동기술 중 하나인 전방향 VR 트레드밀은 현실적인 보행 동작을 구현할 수 있어 재난 안전, 국 방 등 다양한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현실과 유사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 해서는 기술적인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보완이 되더라도 시뮬레이터의 현실에 대한 유사성 은 여전히 고려되어야 하는 대상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전방향 VR 트레드밀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참가자가 현실과 가상현실(HMD 착 용 후 걷기, 전방향 VR 트레드밀 걷기)에서 특정 물체로 이동하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환경에서 방향을 잡는 능력을 비교했다. 특히, 공간에 대한 인지 작업과 기억 능력이 요구되는 상황을 재현하여 참가자들이 각 물 체로 능동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이를 위해 3D 스캐너를 활용하여 현실 공간과 동일한 규격의 가상 환경을 제작하여 실험이 수행되었다. 실험은 서로 다른 회전 각도로 배치된 물체에 눈을 가린 채 걷게 하는 회전 실험과 더 복잡한 조건에서 자 유로운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사전에 지시된 물체의 순서를 따라 눈을 가린 채 걷게 하는 경로탐색 실험 으로 구성되었다. 실험 이후 설문을 통해 참가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난이도를 측정하였고 시뮬레이션 멀미 측정에는 SSQ가 활용되었다.
그 결과, 전방향 VR 트레드밀의 공간지향 능력이 현실 및 일반적인 VR 조건과 비교하여 통계적으로 유사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전방향 VR 트레드밀을 사용하는 실험에서 참가자들이 더 어렵다고 응답했으나 현실 및 일반적인 VR 조건의 보행데이터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본 연구의 결과는 전방향 VR 트레드밀이 현실과 유사한 보행자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시뮬레이터의 유효성이 검증되었으므로 향후 차량과 보행자 사이의 상호 작용과 같은 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 활발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참가자가 회전하는 동안 하나의 개체로 향하는 단순한 이동 능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복잡 한 시나리오로의 전환에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재난 및 위급 상황과 같은 시나리오는 시간 압박, 돌발 상 황 등 다양한 조건이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실험 참가자의 수가 제한적이나 비모수 검정 기반의 유의성 검 증을 통해 적은 표본 수에도 불구하고 유의한 결과를 도출하였다. 향후, 참가자의 다양한 움직임을 평가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표본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여 통계적 설명력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간지향 능력은 기억력과 상관관계가 있으므로(Flanagin et al., 2019), 참가자마다 서로 다 른 기억 능력이 연구 결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기억력을 측정할 수 있는 테 스트를 사전에 수행하여 실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