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경찰․검찰․법원 등의 수사․사법기관에서는 교통사고 발생 전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 여부를 규명하 기 위해, 한국도로교통공단과 같은 교통사고 전문 분석기관에 운전자의 사고 회피 가능성에 대한 분석을 의 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뢰된 교통사고 분석은, 운전자가 전방의 위험 요소를 인지한 후 브레이크를 작 동하여 차량이 정지할 때까지의 제동거리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차량이 위험물과의 충돌 전에 정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를 분석함으로써, 운전자의 사고 회피 가능성을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교통사고 분석에서 차량의 타이어와 노면 간의 마찰계수 적용은 필수적이다. 적용되는 마찰계수에 따라 차량의 정지거리가 달라지며, 이는 운전자의 사고 회피 가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마찰계 수는 교통사고에 대한 사법적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교통사고 분석에서 적용되는 마찰계수 는 1960년대 외국에서 시행된 마찰계수 실험 데이터와 199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실차량 급제동 실험 결과 및 국내외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Kim et al., 2006). 이를 통해 건조한 노면에서의 승용차 마찰계수 는 일반적으로 0.8로 적용한다.
이후 자동차 성능의 발전과 함께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ABS, Anti-lock Braking System)1)이 개발되어 차량에 도입되었다. ABS는 제동 시 바퀴의 잠김을 방지하여 차량이 더 짧은 거리 내에서 안전하게 정지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으로, Non-ABS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마찰계수를 나타내는 특성이 있다. 특 히,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출시되는 차량에 대하여 ABS 장착이 의무화됨에 따라, 교통사고 분석 시 기존 마찰계수에 대한 재평가와 변화된 조건을 반영한 새로운 마찰계수 적용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ABS 의무화 이후 변화된 마찰계수에 대한 연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최근 전기자동차와 같은 새 로운 차종의 등장에 따라 현행 조건에 부합하는 마찰계수 연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마찰계수를 적용한 교통사고 분석에서는 그동안 KNCAP(Korea New Car Assessment Program)2)에서 제공하는 시속 100km에서의 급제동 제동거리 데이터를 활용하여 마찰계수를 산출하고 적용 해 왔다. 그러나 KNCAP은 2019년 이후 급제동 제동거리 실험을 중단하였기 때문에, 최신 출시된 차량에 대 해서는 KNCAP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마찰계수 적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12년 이후 ABS가 의무적으로 장착된 차량 및 전통적인 마찰제동으로 제동되는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회생제동 시스템으로 제 동되는 전기자동차의 마찰계수를 반영한 최신 마찰계수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보다 정확한 교통사고 분석을 위해, 이러한 변화된 차량 특성과 현실을 반영한 마찰계수를 도출하는데 주요 목적을 가진다.
Ⅱ. 이론적 고찰
1. 마찰계수(Coefficient of Friction)
마찰계수(Coefficient of Friction)는 물체가 접하고 있는 표면상에서 미끄러질 때 물체 표면에 작용하는 수 직 힘에 대하여 물체를 이동시키기 위한 접선력의 비로 정의된다. 즉 물체가 표면에 미끄러질 때 수평력(당 기는 힘)을 수직력(차량중량)으로 나눈 것으로 차량을 제동시킬 때 타이어에 어느 정도 마찰력이 필요한지 타이어 접지면에 적용되므로 다음 식 (1)과 같이 정의한다.
여기서, μ는 마찰계수, F는 당기는 힘, W는 차량 중량이다.
마찰계수는 정지 마찰계수와 운동 마찰계수로 나눌 수 있으며, 정지 마찰계수는 물체가 평면 위에서 미끄 러지기 직전의 마찰 저항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정지 마찰계수는 물체가 움직이는 동안 발생하는 운동 마 찰계수보다 더 큰 값을 갖는 특성이 있다. 운동 마찰계수는 물체가 미끄러지며 이동할 때, 접촉 표면에서 발 생하는 마찰 저항을 나타낸다.
차량의 마찰계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는 도로, 차량, 타이어 요소가 있다. 도로 요소에는 노면 상 태(건조 또는 습윤)와 포장 재료의 종류가 포함된다. 차량 요소로는 차량의 크기, 무게 분포, 브레이크 유형 등이 있으며, 타이어 요소로는 타이어의 트레드 패턴과 공기압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Korea Road Traffic Authority, 2020a).
2. ABS 제동 시스템
제동장치는 주행 중인 차량의 속도를 감속하거나 정지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장치로, 주로 마찰력을 이용 하여 회전하는 차륜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운전자가 주행 중 긴급 상황에 직면할 경우, 브레이크 페달을 강하게 밟게 되는데, 이때 차량의 차륜이 제동장치에 의해 잠기면서 관성에 의해 차량이 노면 위에서 미끄러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운전자는 차량의 조향이 불가능해진다. 조향 불능의 원인은 제동장치에 의해 차륜이 잠길 경우 타이어에 작용하는 횡력(Lateral Force)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차륜이 잠긴 상 태에서는 운전자가 핸들 조작을 하더라도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횡방향 힘이 충분하지 않아, 차량은 원래 진 행하던 방향으로 계속 미끄러지게 된다.
이러한 제동장치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제동시스템이 ABS(Anti-lock Braking System) 시스템이다. ABS는 최대 정지 마찰력이 운동 마찰력보다 크다는 원리를 이용한 제동 시스템으로, 차량의 차륜이 노면과 마찰을 유지하면서 조향 및 운행이 가능하도록 한다. 주행 중 급제동 시 차륜이 잠기게 되면, 마찰력이 정지 마찰력의 범위를 넘어 운동 마찰력으로 전환되며, 이로 인해 마찰력이 감소하고 차량의 제동 성능이 저하된 다. ABS는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1초에 여러 차례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작동하고 해제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차륜이 완전히 잠기는 것을 막는다. 이를 통해 ABS는 <Fig. 1>에서와 같이 최대 정지 마찰력 을 유지하여, Non-ABS 차량에 비해 제동거리가 짧아지고 조향이 가능해져 차량의 안정성이 향상된다.
ABS가 장착된 차량에서 차륜이 잠길 정도로 강한 제동 압력이 가해지면, 휠 속도 센서가 차륜의 잠김 현 상을 감지하여 신호를 ABS ECU(Engine Control Unit)로 전송한다. ABS ECU는 휠 센서로부터 전달받은 신호 를 바탕으로 최적의 제동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유압을 제어하며, 이를 통해 ABS가 작동하게 된다. 또한, 급 제동 시 각 차륜의 상대적인 감속비를 모니터링하여 타이어 슬립을 제어한다. 만약 하나의 차륜이 다른 차륜 보다 빠르게 감속하거나, ECU에 설정된 기준을 초과하는 감속 비율을 보일 경우, ECU는 휠 슬립이 시작됨 을 감지하고 해당 차륜의 유압을 감소시켜 차량의 안정성을 유지시킨다.
국내에서는 1989년 현대 그랜저 모델에 ABS가 옵션으로 처음 도입되었으며, 당시에는 ABS 장착이 의무 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차량에서 선택 사양으로 제공되었다. 그러나 2012년 8월 16일부터 법적 규제에 따라 ABS 장착이 의무화되었으며, 이로 인해 이후 출시되는 모든 차량에는 ABS가 기본적으로 탑재되었다.
3. 기존 연구 고찰
기존 차량의 마찰계수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1990년대 발표된 논문들에서는 스키드 마크(Skid Mark)를 발생시키는 급제동 상황에서 노면의 차이에 따른 마찰계수 변화를 다룬 연구가 다수 진행되었다(Yamazaki et al., 1997;Rudolf, 1994). 반면, 2000년대 초반에 발표된 연구들은 ABS 장착 차량과 Non-ABS 차량 간의 마찰 계수 차이를 분석한 연구들이 주를 이루었다(Ok et al., 2007;Lee et al., 2011;Kim et al., 2008). 이는 ABS가 의무화되기 전, 2000년대 초반부터 ABS가 선택 사양으로 도입되면서, ABS 도입에 따른 브레이크 성능 변화 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ABS가 장착된 차량의 마찰계수와 관련된 연구 중, Ok et al.(2007)는 ABS 장착 차량과 Non-ABS 차량의 급 제동 시 마찰계수를 비교 분석하였다. 건조한 아스팔트 노면에서 수행된 실험 결과, <Table 1>에서 나타나듯 이 ABS 장착 차량의 최대 마찰계수는 평균 1.0을 초과한 반면, Non-ABS 차량은 평균 0.95의 값을 기록하였 다. 이는 ABS가 작동할 때 차륜이 완전히 정지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회전하도록 제어되어, 최대 마찰력이 발생하는 구간을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ABS 장착 차량의 마찰계수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Table 1>
Speed(km/h) | ABS | Non-ABS | ||||
---|---|---|---|---|---|---|
Max. | Min. | Avg. | Max. | Min. | Avg. | |
40 | 1.034 | 0.731 | 0.831 | 0.981 | 0.779 | 0.817 |
60 | 1.133 | 0.794 | 0.942 | 0.978 | 0.773 | 0.811 |
80 | 1.081 | 0.787 | 0.939 | 0.928 | 0.715 | 0.761 |
100 | 1.077 | 0.803 | 0.951 | 0.960 | 0.750 | 0.762 |
Notes: Ok et al.(2007), “Friction Coefficient of Braking on ABS and Non-ABS Passenger”, p.638
Kim et al.(2008)의 연구에서는 ABS와 Non-ABS 승용 차량의 급제동 시 타이어에 작용하는 수직력과 진행 방향의 힘을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차량의 운동 특성과 마찰계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건조한 아스팔트 노 면에서 급제동 실험을 수행하였다. 실험 결과, <Table 2>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전륜의 경우 ABS 장착 차량 이 Non-ABS 차량보다 평균적으로 약 0.1 정도 더 높은 마찰계수를 보였다. 또한, 후륜에 비해 전륜의 마찰계 수가 0.2~0.3 정도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차량의 전면부에 더 많은 하중이 실리기 때문에 전륜 의 마찰계수가 후륜에 비해 더 높게 측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Table 2>
Speed(km/h) | ABS | Non-ABS | ||||
---|---|---|---|---|---|---|
Front wheels | Rear wheels | Avg. | Front wheels | Rear wheels | Avg. | |
40 | 1.00 | 0.72 | 0.86 | 0.87 | 0.76 | 0.82 |
60 | 1.02 | 0.72 | 0.87 | 0.83 | 0.69 | 0.76 |
80 | 1.06 | 0.72 | 0.89 | 0.85 | 0.72 | 0.78 |
100 | 1.04 | 0.73 | 0.89 | 0.83 | 0.68 | 0.76 |
Notes: Kim et al.(2008), “Friction Coefficient of Emergency Braking on ABS and Non-ABS Car”, p.57
Lee et al.(2011)은 국산 및 수입 차량 6종과 타이어 6종을 대상으로 실차 제동 실험을 수행하였다. 제동 실 험은 아스팔트로 구성된 시험 트랙에서 진행되었으며, 차량이 시속 100km로 정속 주행하는 동안 제동을 입 력하고, Wheel Speed Sensor를 사용하여 차륜의 회전 속도를 측정하였다. Lee et al.(2011)은 해당 제동 실험을 통해 주로 제동 거리를 산정하였으나,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찰계수를 추가로 산정한 결과, <Table 3>에 제시된 바와 같이 차종 및 각 차종에 장착된 타이어에 따라 마찰계수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Table 3>
No | Vehicle A | Vehicle B | Vehicle C | Vehicle D | Vehicle E | Vehicle F | ||||||
---|---|---|---|---|---|---|---|---|---|---|---|---|
Distance (m) | Coefficient of Friction (μ) | Distance (m) | Coefficient of Friction (μ) | Distance (m) | Coefficient of Friction (μ) | Distance (m) | Coefficient of Friction (μ) | Distance (m) | Coefficient of Friction (μ) | Distance (m) | Coefficient of Friction (μ) | |
Tire1 | 35.0 | 1.12 | 36.2 | 1.09 | 35.3 | 1.12 | 33.3 | 1.18 | 36.8 | 1.07 | 35.4 | 1.11 |
Tire2 | 35.7 | 1.10 | 36.2 | 1.09 | 35.1 | 1.12 | 34.2 | 1.15 | 36.1 | 1.09 | 34.2 | 1.15 |
Tire3 | 39.3 | 1.00 | 40.8 | 0.96 | 38.6 | 1.02 | 36.1 | 1.09 | 41.3 | 0.95 | - | - |
Tire4 | 37.6 | 1.05 | 37.0 | 1.06 | 37.2 | 1.06 | 37.3 | 1.06 | 39.0 | 1.01 | 37.7 | 1.04 |
Tire5 | 38.3 | 1.03 | 38.4 | 1.03 | 37.5 | 1.05 | 37.3 | 1.06 | 41.0 | 0.96 | 38.1 | 1.03 |
Tire6 | 34.9 | 1.13 | 35.7 | 1.10 | 34.7 | 1.13 | 35.1 | 1.12 | 36.2 | 1.09 | 34.6 | 1.14 |
Notes: Lee et al.(2011), “Estimation of Stopping Distance considering Vehicle ABS Characteristics”, p.863, The research data has been recalibrated
Kim et al.(2011)은 차량 중량에 따른 제동 성능을 분석하기 위해 경차와 중형차를 대상으로 제동 실험을 수행하였다. ABS가 장착된 차량을 사용하여 마른 노면에서 시속 100km에서 0km까지 제동하는 실험을 실시 하였으며, 실험 후 ABS 스위치를 Off하여 Non-ABS 차량 상태로 동일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각 차량의 제동 초속도와 제동 거리를 분석한 결과, <Table 4>에 제시된 바와 같이 차량별 마찰계수가 산정되었다. 분석 결 과, ABS 및 Non-ABS 차량의 중량에 따른 마찰계수 변화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4>
TEST CAR | Speed (kph) | Distance (m) | Coefficient of Friction | TEST CAR | Speed (kph) | Distance (m) | Coefficient of Friction | ||||
---|---|---|---|---|---|---|---|---|---|---|---|
CAR A | ABS | compcact car | 100.4 | 58.7 | 0.68 | CARD | ABS | compcact car | 100.8 | 50.4 | 0.79 |
mid-size-car | 100.1 | 56.1 | 0.70 | mid-size-car | 100.7 | 51.4 | 0.78 | ||||
Non ABS | compcact car | 100.4 | 71.2 | 0.56 | NonABS | compcact car | 101.0 | 52.8 | 0.76 | ||
mid-size-car | 100.3 | 71.1 | 0.56 | mid-size-car | 100.5 | 54.9 | 0.72 | ||||
CAR B | ABS | compcact car | 100.3 | 49.9 | 0.79 | CARE | ABS | compcact car | 99.8 | 47.1 | 0.83 |
mid-size-car | 100.1 | 50.2 | 0.79 | mid-size-car | 99.9 | 48.4 | 0.81 | ||||
Non ABS | compcact car | 99.8 | 75.6 | 0.52 | NonABS | compcact car | 100.7 | 55.6 | 0.72 | ||
mid-size-car | 99.8 | 71.9 | 0.55 | mid-size-car | 100.0 | 62.6 | 0.63 | ||||
CAR C | ABS | compcact car | 100.2 | 48.6 | 0.81 | ||||||
mid-size-car | 100.4 | 50.5 | 0.79 | ||||||||
Non ABS | compcact car | 100.1 | 55.1 | 0.72 | |||||||
mid-size-car | 100.4 | 57.5 | 0.69 |
Notes: Kim et al.(2011), “Comparative Study on the Braking Performance for Passenger Car”, In KSAE Spring Conference Proceedings, p.1755. The reseach data has been recalibrated
4. KNCAP 데이터 분석
KNCAP(Kor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은 국토교통부가 소비자에게 자동차 안전 정보를 제공하고, 제조업체가 안전성이 우수한 차량을 개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이 프로그램은 1999년부터 국내 신차의 안전성을 평가해왔으며, 2003년부터는 건조 및 습윤 노면에서 시속 100km로 주행 후 급제동 시 차량의 정지거리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중심의 평가 체계로 개편되어, 차종별 급제동 정지거리 데이터는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다.
2012년 ABS 의무 장착 전후, 승용차와 RV의 마찰계수를 KNCAP에서 제공한 급제동 정지거리에 기반해 분석한 <Fig. 2>에서 볼 수 있듯이, 2003년부터 2019년까지 마찰계수는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으 나, 일부 연도에서는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KNCAP의 평가가 매년 출시되는 신차를 기준으로 이루어 지므로, 각 연도에 출시된 차량 성능 차이에 따른 변동으로 해석된다.
<Table 5>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12년 이후 건조 노면에서의 평균 마찰계수는 0.93, 습윤 노면은 0.86으 로, 각각 약 0.05 상승하였으며 이는 ABS 의무장착이 차량의 제동 성능 개선에 기여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승용차와 RV 간의 마찰계수를 비교하면 2012년 이전 건조한 노면일 때 승용차 마찰계수는 0.90, RV는 0.87 습윤한 노면일 때 승용차 마찰계수는 0.84, RV는 0.80으로 SUV에 비해 승용차의 마찰계수가 다소 높은 것으 로 나타난 반면, ABS가 의무장착된 2012년 이후에는 두 조건의 노면에서 차종간 마찰계수에 차이는 없다.
<Table 5>
Year before 2012 | Year after 2012 | |||||
---|---|---|---|---|---|---|
Dry | Wet | Sample | Dry | Wet | Sample | |
Sedan | 0.90 | 0.84 | 44 | 0.93 | 0.86 | 57 |
RV | 0.87 | 0.80 | 21 | 0.93 | 0.85 | 31 |
Average | 0.89 | 0.82 | - | 0.93 | 0.86 | - |
기존 급제동 실험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ABS 장착 차량의 마찰계수는 Non-ABS 차량에 비해 높은 경향 을 보인다. 그러나 승용차와 RV를 차종별로 구분하여 마찰계수를 분석한 연구는 부족하다. 또한, 최근 상용 화된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마찰계수 데이터는 거의 없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시급히 요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Ⅲ. 마찰계수 산정
1. 마찰계수 산정을 위한 실험차량
ABS 의무 장착 차량과 전기자동차의 마찰계수를 측정하기 위한 실험을 위하여 세단(승용차), RV, 전기자 동차(EV)로 차종을 구분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차량은 2020년식 K5(세단), 2020년식 카니발(RV), 2021년식 Ionic5(전기자동차)로 선정되었다. <Table 6>은 실험차량들의 주요 제원을 보여준다.
<Table 6>
Vehicle Brand | Vehicle Type | Model Year | Vehicle Weight | Tire Pressure | Transmission | Driving System | Fuel Type |
---|---|---|---|---|---|---|---|
K5 | Sedan | 2020 | 1480kg | 35psi | A/T | FF | Gasoline |
Carnival | RV | 2020 | 2150kg | 44psi | A/T | FF | Diesel |
Ionic5 | EV | 2021 | 1890kg | 36psi | A/T | - | Electric |
실험 차량들은 출고 시 장착된 타이어를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타이어 트레드 깊이가 1.6mm 이상임을 확 인하여 타이어 마모에 문제가 없음을 점검하였다. 또한, 타이어의 공기압은 각 차량의 매뉴얼에 명시된 규정 압력으로 설정하여 ABS 실차 테스트에 적합한 상태로 유지되었다.
2. 테스트 장소 및 마찰계수 측정 장비
실차 급제동 테스트는 안전을 고려하여 차량 통행이 제한된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의 직선 도로 구간에서 실시되었다. 해당 구간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평지 도로이며 실험은 기온 29.6℃, 습도 68%의 맑은 날씨 조건에서 진행되었다. 습윤 노면 테스트를 위해 스프링쿨러를 이용해 도로에 수막을 형성하였다.
정밀한 마찰계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Fig. 3>과 같이 실험 차량 외부에 레이다 측정 장비를 장착하 였다. 레이다는 도로 표면으로 주파수를 송신하고, 반사된 전파의 주파수 변화를 분석하여 차량의 급제동 직 전 속도와 제동거리 데이터를 측정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다음 식 (2)를 이용하여 마찰계수를 산정하였다.
여기서, μ는 마찰계수, υ는 속도(km/h), d는 제동거리이다.
3. 테스트 프레임워크
차종별 건조 및 습윤 노면에서의 급제동 마찰계수를 측정하기 위해, 차량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모드로 설정하고 시속 60km로 주행하였으며 테스트 구간에 도달하면 운전자가 급제동하도록 설계하였다. 스마트 크 루즈 컨트롤 모드 사용 시에도 속도 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제동 직전 차량의 실제 속도를 별도로 측정 하였다. 또한, 급제동 시점부터 정지까지의 마찰계수를 평균값으로 수집하였으며, 각 노면 조건에서 차종별 로 30회의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모든 급제동 테스트는 <Table 7>에 제시된 KNCAP(Brake) 테스트 기준에 따 라 진행하였다.
<Table 7>
Road Surface | Straight and Flat Asphalt Surface (Dry Surface: 20–50℃, Wet Surface: 17–37℃) | Brake Pedal Force | Exceed 500N within 0.25 seconds during initial operation. Maintain 670N until coming to a complete stop, within 0.25 seconds. |
Lane Width | 3.5m | Brake Temperate | Above 100℃ |
Test Vehicle | Vehicle Equipped with ABS | Speed | 100km/h |
Test Vehicle Weight | Measured Empty Weight (N) + 1,800N (Including Driver & Measuring Device) | Test Content | Braking Distance and Stopping Measurement |
4. 마찰계수 분석
레이다 측정기를 활용하여 급제동 직전 차량의 속도와 제동거리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산출 된 마찰계수를 기초 통계 분석하였다. 그러나 마찰계수 분석을 위한 테스트로부터 도출된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습윤한 노면에서는 승용차, RV, 전기자동차 모두에서 이상치가 발생하였는데, 이는 레이더 측정장비가 노면의 수막에 의해 반사되면서 데이터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확한 마찰계수 산정을 위해 건조 및 습윤 노면에서 발생한 이상치를 제거하였으며 이에 따른 Box Plot은 <Fig. 4>과 <Fig. 5>과 같다.
전처리된 마찰계수 데이터의 기초통계는 <Table 8>에서 제시하였다. 건조 노면에서의 평균 마찰계수는 세 단 0.94, RV 0.90, 전기자동차 0.93으로 나타났으며, 습윤 노면에서는 마찰계수가 세단 0.73, RV 0.74, 전기자 동차 0.73으로 도출되었다. 또한, 건조 노면에서의 중앙값은 세단 0.95, RV 0.90, 전기자동차 0.93, 습윤 노면 에서는 세단 0.73, RV 0.74, 전기자동차 0.73으로 분석되었다.
<Table 8>
Descriptive Statistics | Dry | Wet | ||||
---|---|---|---|---|---|---|
Sedan | RV | EV | Sedan | RV | EV | |
Average | 0.94 | 0.90 | 0.93 | 0.73 | 0.74 | 0.73 |
Standard Error | 0.01 | 0.01 | 0.00 | 0.00 | 0.01 | 0.01 |
Median | 0.95 | 0.90 | 0.93 | 0.73 | 0.74 | 0.73 |
Mode | 0.99 | 0.88 | 0.92 | 0.73 | 0.71 | 0.78 |
Standard Deviation | 0.05 | 0.04 | 0.02 | 0.02 | 0.04 | 0.04 |
Variance | 0.0025 | 0.0012 | 0.0005 | 0.0002 | 0.0014 | 0.0013 |
Kutosis | 0.31 | -0.22 | -0.29 | -0.27 | 0.65 | -0.10 |
Skewness | -0.79 | 0.39 | 0.45 | -0.22 | 0.08 | -0.35 |
Range | 0.20 | 0.15 | 0.08 | 0.06 | 0.18 | 0.14 |
Min | 0.80 | 0.83 | 0.89 | 0.70 | 0.65 | 0.64 |
Max | 1.00 | 0.98 | 0.97 | 0.76 | 0.83 | 0.78 |
Sample Size | 30 | 30 | 28 | 24 | 29 | 28 |
Confidence Level (95.0%) | 0.019 | 0.013 | 0.009 | 0.007 | 0.014 | 0.014 |
건조 및 습윤 노면에서 3개 차종별로 수집된 마찰계수 차이의 유의성을 검토하기 위해 분산분석을 실시하 고자 하였으나, 수집된 데이터가 등분산성을 따르지 않아 차종 간 Welch’s t-test를 수행하였다. 귀무가설은 " 두 차종 간 마찰계수에 차이가 없다"이며, 신뢰수준 95%로 설정하여 귀무가설의 기각여부를 판단하였다. 건 조 및 습윤 노면에서 차종 간 마찰계수 Welch’s t-test 결과는 <Table 9>에 제시된 바와 같다.
<Table 9>
Statistics | Sedan | RV | Sedan | EV | RV | EV |
---|---|---|---|---|---|---|
Average | 0.94 | 0.90 | 0.94 | 0.93 | 0.90 | 0.93 |
Variance | 0.00250 | 0.00123 | 0.00250 | 0.00045 | 0.0012 | 0.0005 |
p-value | 0.00235 | 0.36787 | 0.00107 | |||
NullHypothesis | Reject | Accept | Reject |
건조한 노면에서 세단과 RV, 세단과 전기자동차, 그리고 RV와 전기자동차 간의 마찰계수에 대해 Welch’s t-test를 실시한 결과, 세단과 전기자동차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RV는 세단 및 전기자동차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반면, 습윤 노면에서의 차종 간 마찰계수 Welch’s t-test 결과는 <Table 10>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세단, RV, 전기자동차 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도출되었다.
<Table 10>
Statistics | Sedan | RV | Sedan | EV | RV | EV |
---|---|---|---|---|---|---|
Average | 0.73 | 0.74 | 0.73 | 0.73 | 0.74 | 0.73 |
Variance | 0.000243 | 0.001367 | 0.000243 | 0.001269 | 0.001367 | 0.001269 |
p-value | 0.24332 | 0.77514 | 0.25299 | |||
Null Hypothesis | Accept | Accept | Accept |
본 연구에서 수행한 주행실험을 통하여 건조 및 습윤 노면에서 산정된 마찰계수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 석한 결과, 건조 노면에서는 RV의 마찰계수가 세단 및 전기자동차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반면, 습윤 노면 에서는 세 차종 모두 마찰계수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없는 차종 의 마찰계수를 산술평균하여 ABS 의무장착 차량의 최대 제동 시 마찰계수를 <Table 11>에 제시하였다.
Ⅳ. 결 론
차량이 무단횡단 중인 보행자와 충돌하여 보행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 운전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따 라 치사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그러나 운전자가 무단횡단 보행자를 발견하고 즉각적으로 급제동을 시도했 음에도 불구하고, 보행자와의 거리가 짧아 충돌을 피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는 법원이 이를 불가항력으로 판 단해 무죄를 선고한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교통사고 분석에서 차량의 정지거리 산정이 정확한 법적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하며, 사고 분석 시 현실적인 마찰계수를 적용하는 것 이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기존 교통사고 분석에서 사용되던 건조한 노면에서의 승용차 마찰계수 0.8을 최신 차량 성능을 반영하여 재검토하는데 있다. ABS가 의무화된 이후 차량 제동 성능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현재의 차량 성능을 반영한 마찰계수의 산정은 필수적이다. 특히, 내연기관 차량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 전기자동차 의 보급이 증가하면서, 전기자동차의 마찰계수에 대한 연구도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과거 Non-ABS 승용차 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마찰계수에서 벗어나, ABS 장착 차량 및 전기자동차에 적합한 마찰계수를 적용하 는 것이 정확한 사고 분석을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국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마찰계수의 현행화를 위해 세단(승용차), RV 그리고 마찰계수 데이터가 전무하였던 전기자동차를 대상으로 건조 및 습윤 노면에서의 급제동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데이터 에서 이상치를 제거한 후, 차종별 마찰계수의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Welch’s t-test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건 조한 노면에서는 세단과 전기자동차 간의 마찰계수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RV는 세단 및 전기자동차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건조한 노면에서 RV의 마찰계수를 세단과 전기자동차와는 별 도로 적용해야 함을 시사한다. 반면, 습윤한 노면에서는 세단, RV, 전기자동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 며, 동일한 마찰계수를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결과는 건조 및 습윤 노면에서의 차종별 마찰계수를 현행화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 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다만, 본 연구에서는 노면의 종류(아스팔트 또는 콘크리트)와 노후화 정도 등 마 찰계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고려하지 못하였다. 또한 세단, RV, 전기자동차에 대해 1차종만을 대상으로 마찰계수를 산정된 한계가 있다. 이와 더불어 대형차량의 경우 Non-ABS 승용차 마찰계수 0.8의 75%에서 85%에 해당하는 0.6~0.68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대형차량에도 ABS가 장착됨에 따라 이를 반 영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노면 종류와 노후화 상태, 그리고 대형차량에 대한 마 찰계수 현행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세단과 RV에 대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플랫폼으로 구분한 4가지 시 나리오로 구분하여 마찰계수 연구를 수행하다면 교통사고 분석 및 법적 판단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